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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조(時調) 공부 2단계/ 3. 외화성(外華性) 언어와 피상적(皮相的) 인식/예촌 -서길석

사랑빛 2014. 3. 11. 13:08

시조(時調) 공부 2

 

 

3. 외화성(外華性) 언어와 피상적(皮相的) 인식

 

 

  앞의 < 도시의 여름 >이 풍경, 인사, 사물에 관한 감흥을 리듬을 갖춘 형식 속에 담고 있기에, 국어사

전에서 분류한 시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음 작품과 비교해보면 무언가 느낌이 다를 것입니

다.

 

 

< 도시의 여름 >

 

하이얀 구름이 둥실둥실

빌딩숲 사이로 저 멀리서 오락가락

쏟아지고 불볕은 대지를 뜨겁게 뜨겁게

남영동의 좁은 공간 창밖을 보니

봉고 포니 그랜저 밴츠 프라이드 르망

 

… 이하 생략

 

 

< 대낮 >

 

콸콸콸 철관에서 폐수 폭포가 힘차게 쏟아지고 부글부글 거품의 소용돌이에 죽은 쥐가 뜬다. 대낮의 장엄한 소용돌이, 도시 한복판으로 검은 기관차가 무개차를 끌고 지나가고, 살아남은 태아들이 철뚝길에 나와 깔깔거리며 놀고 있다.

 

 

☞ < 대낮 >도 도시의 여름과 같은 도시의 풍경입니다. 그리고 콸콸콸, 부글부글, 깔깔깔과 같은 부사

의성․의태어가 등장하고 있는데도 < 도시의 여름 >과는 전혀 다른 시적 공간 즉, 시로 형성된 하나의

세계를 보여줌은 < 도시의 여름 >이 ‘어느 날 창밖을 보다 눈에 띄는 대로 서술하고 또 그것으로부터

연상된 막연한 의문을 표현하고 있는 기계적, 피상적 인식 이라는 점에 비해, < 대낮 >은 의도적, 집

중적 관찰에 의해 얻어진 시적 공간이 이루어진, 무엇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

다.

 

 

* 외화성 언어 : 외관상 그럴듯하게 보일지라도 사실은 공허한 말놀이에 불과한 언어.

출처 : 시조시인 함세린 시조문학 [청풍명월 연가]
글쓴이 : 맑은물 함세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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