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땅 속의 오묘한 신비`
땅속 20~30센티미터 간격의 명당(明堂)과 흉지
땅속의 수수께끼는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그 신비는 땅속 1미터 깊이에 묻힌 시신들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일반인들이 관 뚜껑을 열고 매장된 시신을 다시 볼 일은 이장 때가 아니고는 평생 한 두번 있을까 말까 하다. 그런데 합장묘지를 파묘하고 관뚜껑을 열어보면 시신이 다양하게 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뼈 전체가 황금빛을 띤 유골이 있는가 하면 물에 퉁퉁 불어 그대로 있는 시신도 있고 시커멓게 썩어버린 유골도 있다. 그런가 하면 유골의 절반은 생생한데 절반은 완전 부패된 경우도 발견된다.
거의 일백 여 년 만에 찾아 왔다는 가뭄이 혹독했던 2001년도의 봄, 어찌나 가뭄이 심했던가 굴삭기에 의해 지하 2미터의 깊이에서 퍼 올려지는 물기 잃은 흙에서도 먼지가 날리곤 했었으니 그 당시 가뭄이 어떠했나를 상상해 보자. 이러한 가뭄 속에서도 윤달을 맞아 묘지를 이장하는 일은 전국에서 거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나 역시 전국을 다니며 여러곳의 묘지 이장현장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런 혹독한 가뭄속에서도 관 뚜껑을 열어보면 물이 관속에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 어느 묘지에는 나무뿌리가 관을 뚫고 들어와 시신을 꽁꽁 둘러싸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 수천 마리의 벌레가 들끓고 있는 묘들도 볼 수가 있었는데 불과 한 두 뼘의 간격을 두고 일어나는 이런 현상들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일반적으로 풍수가들은 묘지속의 시신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다섯 가지로 구분하는데, 이를 오염(五染)이라 하여 수염, 목염, 충염, 화염, 풍염으로 분류한다.
먼저 수(水)염은 관속에 물이 가득차서 시신이 물속에 잠겨 있거나 둥둥 떠 있으며 때로는 복시현상(시신이 뒤집힘)이 일어난 경우도 ㅇㅆ다. 이 때는 대부분이 장례를 치룬지 수 십년이 지났지만 시신이 썩지 않은 상태로 물에 퉁퉁 부풀어 있게 된다. 또한 비가 오면 물이 찼다 그치면 빠져나감이 반복되는 현상도 일어난다.
목(木)염은 시신의 냄새를 맡은 나무뿌리가 관속으로 뚫고 들어와 시신이나 유골을 꽁꽁 둘러싸는 것을 말한다.
충(蟲)염은 개미를 비롯한 각종 벌레가 관속에서 시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일컫는데 이러한 벌레는 대부분 관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나기도 하지만 갈라진 지표면의 물길을 따라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 이외에도 뱀이나 개구리, 쥐 등 설치류나 양서류가 들어가 있는 곳도 있다. 한 곳에서는 50년 넘어 썩어 내려 앉은 관뚜껑이 들썩거려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을 긴장시킨 경우도 있었다. 조심스럽게 썩은 관뚜껑을 들춰내자 그 안에서 월동하던 두더지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화(火)염은 소위 유골이 불에 그을린 것처럼 검게 변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기가 들어가거나 수맥은 흐르되 물빠짐이 좋거나 물의 침투가 없었더라도 땅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수맥파에 의해 유골은 검게 변한다.
풍(風)염은 시신이 화염의 피해와 비슷한 검은 색을 띠기도 하지만 뼈가 푸석푸석하게 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말 그대로 바람을 맞았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 같은 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기 위해 풍수가들은 노력해 왔다. 또한 장례를 치르기 전에 이런 묘자리를 미리 알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필자는 오염의 실태를 수맥에 근거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보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다. 나름대로 밝혀낼 수 있었던 연구내용의 일부를 공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수염
수맥 위에다 묘지를 쓰면 장례후 수맥파가 관이 놓인 밑바닥과 봉분의 흙을 갈라놓게 된다. 그러면 비가 올 때 마다 빗물이 수맥이 갈라놓은 부분을 타고 땅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에서 시신이 들어있는 관속의 빈 공간으로 조금씩 스며들게 되어 결국에는 물이 들어차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수 십년이 지나도록 물이 빠져나가지를 않고 관속에 그대로 고여 있게 된다. 지형에 따라서는 비가 올 경우에만 빗물이 들어왔다가 갈수기에는 빠져나가는 곳도 있고 수맥이 흐르되 약간의 물이나 전혀 물이 들어오지 않는 자리도 있다. 빗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수년간 반복한 시신은 탈골은 되지만 유골이 시커멓고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충염
동물이나 곤충들은 공기가 없는 밀폐된 상태에서는 절대로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수맥 위에 놓여진 관은 수맥이 갈라놓은 틈새로 공기와 영양분이 유입돼 시신과 유골(遺骨)이 제공하는 영양분으로 곤충(昆蟲)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다. 이때 관속에는 호기성(好氣性) 부패균(腐敗菌)이 왕성하게 번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벌레와 세균의 영향을 받는 유골은 검게 변하며 부패된다. 또한 묘지 속의 흙은 부드러운 흙으로 채워져 있어 뱀이나 쥐, 두더지같은 양서류나 설치류 등에게 파고 들어가 월동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다.
[관 속에서 월동하던 두더지가 놀라 허둥지둥 도망가는 모습]
◇화염 및 풍염
묘지 속에 물과 벌레가 없었다 해도 수맥파에 의해 갈라진 틈새로 유입(誘入)되는 공기와 수맥에서 올라오는 음습(陰濕)한 냉기로 인해 유골은 시커멓고 흉측한 몰골로 부패된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단열(斷熱)이 잘 안된 부분에는 겨울철에 성애가 끼였다 녹았다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곳에는 검은 곰팡이가 피어나게 되는데 마치 이와 같은 현상이 유골에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목염
나무는 수맥 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그 뿌리는 땅속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찾아 뻗어 나가게 된다. 수맥위에다 시신을 묻게 될 경우 부패된 시신에서 흘러나온 물이 건수와 함께 흐르게 된다. 이 때 시신의 썩은 물 냄새를 맡은 나무뿌리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되고 물길이 난 틈을 찾아 온 뿌리는 관속에까지 들어가 시신과 유골을 칭칭 휘감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밝힌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다섯가지 오염의 수수께끼는 수맥파의 영향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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