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아름다운 이야기

[스크랩] 풍류

사랑빛 2014. 11. 5. 12:10

요즘이야  흔치 않은 말이지만  풍류라 함은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벗하며 즐긴 삶의 한 형태.

 

그런 풍류에도 질서가 있고 도덕이 있거늘,그 바탕에 요구되는 세가지를 말한다면,청빈(淸貧)과

 

낙천(樂天),우애(友愛)라고 누군가가 말한다.

 

 

 

우선 풍류는 사치스럽게 흐르지 않아야 하거늘  만일 부자가 혼자 그런 풍류를 즐긴다면,그야말로

 

병신이 달밤에 체조 하는 격.

 

또한 청빈이란 물질적 가난이 아닌 맑은 가난, 다시 말해 조선시대 황희 정승처럼 높은 공직에 있슴

 

에도 관복을 장만하지 못할 만큼 가난했던 청백리의 표본처럼...

 

 

 

우애란 말 역시도 혼자 즐기는 풍류가 아닌 여럿이 함께 노니는 진정한 즐거움을 뜻하고.

 

하여 가난한 이웃과 주변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풍류를 즐겼단다.

 

 

 

해서인가 사물을 볼 때 눈으로만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볼라치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훤히 보일지니.

 

욕심을 버리고 마음이 맑아야 심안(心眼)을 키울 수 있슴에...

 

 

 

법정스님이 하신 말, 빨리빨리 보다는 느림보로 살고,직선보다는 곡선을 택하며 삶에 여유를

 

가져라.

 

"느리게 살면 투명한 가울철엔 바람.물.공기  같은 것들이 더 맑아 보이고,귀가 밝아져 풀씨 터지는

 

소리와 다람쥐가 열매 물고 가는 소리,그리고 작은 곤충들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인생의 행복은 고요와 느림의 미학에서 비롯되거늘, 여기서 말하는 느림은 민첩성이 결여된 행동이

 

아닌 마음의 여유 속에서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이는 것...

 

이런 글을 볼라치면 왠지 삶의 여유가 더불어 다소라도 내게 다가오는 느낌.

 

 

 

지난 주초 집으로 진영 단감 한 상자가 택배가 왔기에 보니, 오래전 같이 근무했던 직원으로부터

 

보내온 것.

 

지난 여름에도 참외 한 박스를 보내오더니만 신선한 것 같아서 보내주었다는...

 

모두가 힘들었던 근 20년전의 연을 변함없이 이어온 그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

 

 

 

지난 달로 정년을 맞이하는 후배 부장등과 동기등과 갖는 자리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나누면서도 어느새

 

우리가 여기까지 왔나 싶은 감회가  새삼스럽게 든다.

 

30년 넘는 세월의 흔적은,같이한 모두가 정도의 차이일 지언정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그 흔적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열심히들 살아왔고, 앞으로 남은 삶들도 후회없이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하면서 맞는 지난 주 토요일, 수락산에 개울골 능선으로 간단히 다녀오고선 오후 대학 동창 장남 결혼식장인

 

강남으로...

 

결혼식 일자를  그 전날 알게되고,부랴부랴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전화하고 하며 만난 친구들이 제법 됨에

 

그나마 친구에게 면도 서고, 간만에 만난 친구들도 있어 느긋하게 먹고 마시며 혼주 내외도 보고...

 

 

 

요즘 이런 모임 후 대세인 당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즐거운 시간을 이어간다.

 

친구들 중엔 서울을 벗어나 양평과 마석,일산등지서 전원생활을 하며, 텃밭도 가꾸면서 사는 얘기를

 

듣자니, 그런 형편이 안되는 내겐 마냥 부럽다.

 

사실 풍류란게 별거더냐,화창한 날씨가 굳이 아니더라도 마음 맞는 친구들 불러다가, 삼겹살에 싱싱한 상추와

 

풋고추와 된장에 곁들인 소주 한잔이면 즐거움이고 풍류이지...

 

 

 

매월 첫번째 일요일마다 갖는 동창들과의 북한산 산행 역시도, 이십명이 훌쩍 넘는 친구들과 쉬며 가며

 

대동문에 올라 간단한 안주에 막걸리 두어잔씩 나누고...

 

내려와서 권커니 받거니 하면서 우리네  정을 새록새록 쌓아가는 행복한 만남.

 

10년 넘게 이어오는 이런 만남이, 이번에는 멀리 청주에서 까지 친구들을 보고자 온 친구까지 있으니...

 

 

 

이런 분위기에선, 조금 하늘이 흐린들 바람이 찬들 무어 대수랴.

 

바람결에 살랑거리며 떨어지는 색색의 나뭇잎들이나, 산길 곳곳에 수북히 쌓여있는 한해를 마감한

 

나뭇잎들의 서걱거리는 음향이 귀와 눈과 마음을 한없는 즐거움으로 안내하니, 산 아니 자연 예찬을

 

아니할 수 없겠다.

 

 

 

 

 

 

 

 

출처 : 약초나라 (yakchonara)
글쓴이 : 도봉산엉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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