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지금 여기에/동화

전학온 아이

사랑빛 2021. 3. 31. 13:41

전학 온 아이

 

 

날씨도 포근한 4월입니다. 한 학년씩 오른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었네요. 봄의 기운이 온 누리를 깨우는 계절입니다. 아이들도 공부시간이 나른한 계절입니다. 오늘따라 학교 주변의 벚꽃들이 한층 돋보이는 날입니다. 마치 손님이라도 올듯한 따스한 날씨입니다.

블록타임으로 첫째 블록이 끝난 시간인데 아이들이 우르르 교무실 골마루로 몰려갑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봅니다.

5학년 교실에도 난리가 났습니다. 5학년의 정보통 하늘이 헐떡이며 달려와서

전학 왔데이 전학 왔어

몇 학년에 전학 왔는데?”아이들이 쳐다보자 누군가 되묻습니다.

“5학년 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우리 한 번 가보자.”

5학년 아이들도 우르르 교무실 골마루로 몰려갑니다.

교무실엔 5학년 이라는 자그마한 여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와 있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선생님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본 아이들은 전학온 학생을 힐끔 힐끔 쳐다보며 교실로 다시 우르르 갑니다.

교실에 도착한 선생님은

애들아, 모두 자기 자리에 앉아라.”

아이들은 모두들 자기 자리에 앉으면서도 전학 온 아이에 대하여 궁금한 모습으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자 새로운 친구를 소개하겠습니다. 부산에서 큰 학교에 다니다가 부모님의 귀농으로 우리 학교에 전학을 왔습니다. 아직 농촌에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도와서 빨리 적응하고 우리 학교생활이 즐겁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그럼 소개를 듣도록 해 보겠습니다.”

저는 박 새봄이라고 합니다. 부산에 있는 바다초등학교 5학년 5반에 다니다가 이번에 여기에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운동인데 공부는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앞으로 함께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전학을 온 새봄이와 5학년은 10명이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남학생이 5명이고 여학생이 4명이라서 무엇을 하던지 남학생한테 여학생이 졌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똑 같이 5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체육시간입니다. 남학생들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축구를 하자고 합니다. 선생님도 여학생편이 되면 5명대 6명이 되니 비슷할 것이라고 합니다. 여학생들은 질 것이 뻔한 일이라고 축구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때 였습니다. 듣고만 있던 새봄이가 축구를 한 번 해 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래 좋다. 오늘 체육시간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축구시합이다.” 선생님이 말하자.

남학생들은 더욱 신이 나서 난리입니다.

5학년 학생들은 간편한 복장으로 운동장에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았지만 줄을 서서 운동장을 돌고 빙 둘러서서 준비체조를 합니다. 선생님은 축구공과 호르라기를 챙겨 들고 나오십니다.

준비운동이 끝나고 선생님의 설명아래 남학생 대표와 여학생 대표가 가위바위보로 어느쪽 골대를 담당할 것인지 누가 먼저 공격을 할 것인지를 정했습니다. 남학생은 동쪽 골대에서 여학생은 서쪽 골대로 정하고 공격은 남학생들이 시작합니다.

선생님의 호르라기 소리에 따라 남학생들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학생들은 보미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 학생과 선생님은 수비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여학생들은 축구를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공이 가는대로 우르르 몰려다닙니다.

남학생들이 패스를 하면서 여학생 골대로 달려들었지만 한꺼번에 골대 앞에 있어서 골인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골대 앞에서 옥신각신 하던 공이 옆으로 또르르 굴러나옵니다. 그런데 어느새 보미가 공을 가지고 남학생 골대 앞으로 달려갑니다. 남학생들이 공을 빼앗으러 달려들지만 한 명, 또 한 명 공을 빼들려 슛을 날립니다. 아깝게 골대 옆으로 날아갑니다.

남학생들의 입에서 안도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보미가 이렇게 공을 잘 찰 줄을 몰랐습니다. 꼭 여학생 축구선수 같습니다. 남학생들은 괜히 축구시합을 하자고 한 것 같아 후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늦었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남학생들의 공격이 되었습니다. 하늘이가 공을 몰고 나아갑니다. 선생님이 달려들어 봅니다. 그러나 가뿐히 제끼고 다시 몰고 갑니다. 하지만 또 골대 앞엔 여학생들이 모두 몰려 있습니다. 공을 차서 골인을 할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슛을 날립니다. 안타깝게 여학생의 몸에 맞고 골라인 아웃이 됩니다. 코너킥입니다. 코너킥을 찼지만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공은 남학생 팀 쪽으로 몰려갔다가 여학생 팀 쪽으로 몰려갔다가 합니다. 그러다가 공이 빠져 나와서 보미 쪽으로 갑니다.

! 보미 막아라.”

슛을 못하게 해야돼남학생들이 우르르 막아섭니다. 그러나 여학생들이 보미 뒤로 달려듭니다. 남학생 골대 앞에서 공이 요리조리 굴러 다닙니다. 그 때 가을이가 공을 차서 골인을 시킵니다.

골인이다!” 여학생들이 좋아라 달려갑니다.

호르륵끝나는 시간을 선생님이 알립니다. 그러나 남학생들은 더 하자고 조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끝 낼 것을 알리고 교실로 갑니다.

교실로 가는 아이들은 오늘 축구시합에서 보미가 너무 잘한다고 야단입니다.

남학생들은 얼굴이 시무룩합니다. 모두들 시작할 때와는 딴 판으로 기가 죽었습니다.

우리가 보미 축구 잘하는 것을 잘 몰랐데이

그래서 우리가 진 것 아니가

아이들은 서로 반성을 합니다.

여학생들은 보미를 둘러싸고

너 언제 축구 배웠니?”

이제 남학생들 무섭지 않다 아이가

운동장가에 있는 나무에서는 새들이 더 신나게 지저귀고 있습니다.

보미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예쁘게 번집니다.